첨단 과학의 발달로 고고학 발견물을 분석, 기록하는 기술이 점점 더 정밀해졌습니다. 따라서 성서 지리학 연구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죠. 오늘날 남아 있는 성경 지명들이 꼭 구약의 장소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는 고고학 발굴을 통한 연구가 많이 입증해 준 까닭이기도 합니다.
글의 순서
1. 고고학 용어 ‘텔(Tel)’이란?
텔 (Tell)이란 무엇일까요? 성서지리학은 에드워드 로빈슨 (Edward Robinson)이 1838년에 실시했던 답사 여행을 기점으로 본격 시작되었습니다. 로빈슨은 수많은 성경 지명들이 아랍어로 전해 내려와 보존되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후에 그와 뒤를 이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약에 등장하는 지명을 갖고 있는 마을이 구약 당시의 바로 그 지점일 거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런 지명이 붙은 마을이 꼭 구약의 그 장소는 아니라는 것이 후에 밝혀졌습니다.
일찍이 그 지역에 요충지가 있는 지점은 위 부분이 평평한 언덕들이 존재했습니다. 이는 오랜 세월이 흐름에 따라 무너진 도시 잔해 위에, 또 다른 시대의 건축물이 지어지고, 또 무너진 잔해가 쌓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언덕과 같은 층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프레데릭 블리스 (Frederick J. Bliss)는 1891년에 이러한 언덕을 발굴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이 언덕을 보통 ‘텔 (Tell)’이라고 부릅니다. 이 ‘텔’이란 용어는 ‘언덕’ 또는 ‘흙더미’를 뜻하는 셈어로써 점차 고대의 잔해들로 이뤄진 언덕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지요. 로빈슨 이후로 고고학 답사에서는 아랍어 지명을 지도에 표시하고, 그 지역의 지형과 주민의 생태학, 사회학 정보들을 자세하게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팔레스타인 발굴 작업은 플린더스 페트리 (Flinders Petrie)가 시작하고, 앗시리아에서는 레이야드 (A.H. Layard)가 발굴을 착수했습니다. 이어서 슐리만 (H. Schliemann) 같은 유명한 고고학자는 트로이에서 발굴을 했어요.
이러한 발굴들을 통해 어느 특정한 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주거지가 건설, 파괴 과정이 반복되면서 텔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입니다. 도시가 파괴되면 무너진 건물 잔해들이 새로운 층을 만들어 점점 더 높아졌습니다.
2. 고고학 발굴 작업
청동기 시대와 철기 시대 유적들을 살펴보면, 우선 물이 풍부한 농경지, 교통 요지, 그리고 최적의 방어지 등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최고 조건을 갖춘 장소에 이러한 도시 유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난 60여 년 동안 대부분 이러한 텔에서 수많은 대규모의 발굴 작업들이 이루어졌지요. 첨단 과학의 발달에 따라 발굴한 유물들을 분석, 기록하는 기술은 점점 더 정밀해지고 있습니다.
발굴은 주로 잔해층 (썩거나 타다가 남은 뼈가 있는 층)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문화층 (유적에서 특별한 문화적 특징을 나타내는 발굴상의 층위, 토기, 석기 등의 고대 유물을 포함하는 지층)을 보통 지층 (유물 따위를 포함하고 있는 층)이라고 합니다. 이런 지층을 지질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층서학 (Stragraphy)이라고 합니다. 각 지층에는 그 지층에서만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 유물들이 있지요. 문화층들의 특징적인 물리적 관계를 통해 각 층을 정밀하게 분석해 낼 수 있습니다. 상대 연대는 각 지층에서 발견된 유물의 성격에 따라 구별해 낼 수 있습니다. 석기류 (돌로 만든 그릇이나 용기)와 도기 (도자기류) 혹은 그 파편들을 통해 연대를 도출해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도기가 연대를 추정하는데 가장 적합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보통 깨지거나 부서진 그릇은 쓸모가 없어 버려지지요. 둘째는 특별히 가마에서 구워낸 그릇의 파편들은 돌처럼 단단해져 습한 토양에서 바로 분해되는 다른 유기물들과는 다르게 세월의 풍상을 견디어 낸다는 것입니다.
3. 타이폴로지 (유형학, Typology)
타이폴로지 (유형학, Typology)는 각 지층에서 발굴된 수많은 도기 파편들은 양식과 유형에 따라 분류하는 학문입니다. 발굴량이나 연구, 분석 발표된 자료들이 점점 늘어갈수록 그 지역의 도기 양식이 점차적으로 발전하고, 주변 문화들로부터 수입된 양식이 어떤 것인지를 더 잘 구별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므로 도기 파편을 이용한 고고학 연대 추정 방식은 다양한 지층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더 정교하고 확고하게 확립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고학 발굴을 통해 발견된 고대 항아리들)
도자기 파편들과 함께 비문이나 연대 추정이 가능한 예술 양식으로 제작된 수입품 등도 연대를 더 정확하게 측정을 하도록 해 주었습니다.
여러 역사들의 연대를 얻으려면 특정 장소 또는 조금 더 일반적으로 그 일대와 관련된 역사들을 연속된 지층 및 종종 끼어 있는 파괴층들과 비교를 하면 됩니다. 이 작업은 사실 매우 까다롭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요. 그래서 발굴된 지층의 ‘역사적’ 연대를 추정하는데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방법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오늘날의 지식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고학 답사를 통해 자급 수단, 입지 모형 등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모든 자료들을 모아 적절한 환경인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물리적 환경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전반적인 모습을 파악해 보려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