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산띠아고 순례길은 성지 순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격한 고행과 금욕으로 거칠고 성스러운 순례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오늘날에는 순례뿐만 아니라 개인의 시간을 갖으며 휴식 또는 명상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방문하고 있습니다. 산띠아고로 가는 길의 의미와 준비 사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글의 순서
1. 산띠아고 가는 길의 의미
산띠아고 가는 길은 엄격한 의미로 성지 순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세시대의 성지 순례는 종교적 열정에 의해 속죄와 질병을 치유하고 영혼의 구원과 축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떠났던 길이었습니다. 당시 순례는 엄격한 봉건 사회에서 신분과 빈부의 차이 없이 모든 순례자들이 금욕과 고행으로 거칠고 성스러운 곳을 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산띠아고 순례는 중세 시대 이후 스페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비롯해 많은 유럽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꼼뽀스텔라 순례자)
현대 시대에 성지 순례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유럽의 순례자들이나 우리나라 순례자들이 갖는 의미 중 공통점은 종교적 구원과 삶의 성찰을 통해 자신을 찾으려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현대의 순례자들은 종교적 체험보다는 자신들이 살아온 시끄럽고 복잡한 삶의 위선에서 벗어나 침묵과 내면의 자유에 전념하고자 하는 이들입니다. 순례자는 불안한 미래로 발을 내딛는 탐험가와 같이 항상 예측 불가능한 상건과 만납니다. 또한 자신의 삶에서도 알지도, 만나지도 못했던 사람들을 통해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와 마주치면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산띠아고 가는 길은 중세 시대의 유럽에 있었던 가톨릭 전통에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현대 전세계인의 보편적인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산띠아고 꼼뽀스텔라 도보 순례할 때 주의 사항
모든 여행은 위험한 요소들이 따릅니다. 이러한 위험성에 대비한 주의사항들을 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일을 위해서 모든 순례자는 공항에서 떠나기 전 어디에서나 여행일자에 맞춘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 순례길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순례자들이 지나는 스페인 북부의 작은 마을들은 대부분 순례자들로부터 얻는 수입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순례자들에게 너그럽고 친절하지요. 하지만 순례자들은 까미노 프란세스를 걸으면서 몇 군데 대도시를 지나게 됩니다. 대도시에서는 구걸을 하는 걸인도, 소매치기, 또는 강도나 도둑도 있습니다. 대도시에서는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겠죠. 또한 순례자들은 교통사고에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순례자들이 지나는 대부분의 길은 비포장 시골길을 걷게 되는데요. 도시에 들어서면서 순례자들은 소음과 혼란에 당황해서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이 많다고 합니다.
중세 시대의 까미노 순례자들을 노리는 도둑과 강도, 통행세를 받으려는 영주들과 욕심 많은 여관주인 그리고 늑대로 넘쳐나는 곳이었답니다. 하지만 현재의 까미노에는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목동과 호기심 많은 아이들 그리고 순례자에게 간식과 물을 건네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만일 길을 걷다가 문제가 생기면 현지인들이나 동료 순례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중세에 백마 탄 템플기사단 같은 이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까미노 길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예상하지 못한 영적 체험을 한 순례자들이 매우 많다고 합니다.
끝으로 중세시대부터 있었던 늑대는 아직도 순례자들에게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첫째는 시골길에서 마주치게 되거나 목줄이 풀린 늑대를 닮은 개들입니다. 대개 온순하지만 가끔씩 크고 사납게 짖어대는 개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하지요. 나무로 만든 튼튼한 순례자용 지팡이를 현지에서 구입하거나, 국내에서 등산용 알파인 스틱을 가져가면 좋습니다. 올바른 등산용 알파인 스틱을 사용하면 체력 소모를 30%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도보 순례를 하는 도중에 여러 유혹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까미노에서 걸으면서 순례길 자체와 그 길을 걷는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산띠아고 가는 길 준비하기
산띠아고 가는 길은 버스를 타고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이 아닙니다.누군가의 ‘산띠아고 순례길’은 말 그대로 중세이 신실한 가톨릭 신자들의 발길을 따라 산띠아고 성인에게 경배를 드리기 위해서 떠나는 고행의 순례길이기도 합니다. 물론 가톨릭, 개신교 신자들만이 이 길을 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를 떠나서 자신의 영적 체험이나, 지나온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미래의 인생을 계획하기 위해서 떠나곤 하는데요. 한마디로 산띠아고는 마음이 충만해지는 여행입니다. 12시간이 넘는 비행을 하고 기차와 버스를 이용하고 40일을 넘게 홀로 걷는 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어떤 순례자들은 뚝심있게 세장피드포르에서 산띠아고 데 꼼뽀스텔라 혹은 그곳에서 100km를 더 가야하는 피스떼라까지 완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800km가 넘는 프랑스 루트로 산띠아고로 가는 길을 온전히 자신의 두발에만 의존해 완주하는 순례자는 불과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시간과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평생 한두 번 밖에 시도할 수 없는 이 순례 여행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4. 끄리덴시알과 꼼뽀스텔라
까미노를 걷기 위해서는 순례를 시작하는 지점의 순례자 사무소나 공립 알베르게에서 순례자 여권인 끄리덴시알 델 페리그리노 (Credencial del Peregrino)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끄리덴시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보통의 순례자를 위한 끄리덴시알과 까미노를 마치고 꼼뽀스텔라 대학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끄리덴시알 유니베르시따리아(Credencial Universitaria)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순례자 여권인 끄리덴시알 델 페레그리노를 받은 순례자라면 자유롭게 공사립 알베르게를 이용 할 수 있으며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정찬인 순례자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순례자 여권에는 자신이 머물렀던 알베르게나 지나온 까미노의 성당, 바 등에서 스템프인 세요를 받아야 하는데요. 중간 중간 세요가 빠질 수는 있으나 산띠아고 데 꼼뽀스텔라에 도착하기 이전 마지막 100km 구간에서는 충실하게 세요를 받아 자신이 걸어온 여정을 증명해야만 산띠아고에 도착하여 꼼뽀스텔라(Compostella)를 받을 수 있습니다.

(끄리덴시알 꼼뽀스텔라)
끄리덴시알 유니베르시따리아는 순례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형태의 끄리덴시알로 2002년 까미노의 친구들이 발족하여 스페인 교육부와 유럽 연합 의회의 인가를 받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 크레덴시알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격이 필요한데요. 대상은 현재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 그리고 대학교수입니다. 끄리덴시알 유니베르시따리아를 받기 위해서는 협회 홈페이지을 통해서 자신의 정보를 등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대한민국)에서 끄리덴시알을 받기 위해서는 10유로의 발송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끄리덴시알 유니베르시따리아에는 자신이 신청한 까미노 루트에 있는 대학들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 등 정보들이 담겨있으며 순례자는 해당하는 도시의 대학들에서 도시당 한 개 이상의 세요와 알베르게, 식당, 카페, 성당, 까미노의 친구들 협회 사무실, 시청, 여행자 안내센터에서 하루 최소 한 개 이상의 세요를 받으면 됩니다.
이렇게 조건이 충족된 끄리덴시알을 PDF 화일로 변환하여 홈페이지의 해당 국가 대표에게 e-mail로 보내면 원하는 꼼뽀스텔라 대학 학위(Compostella Universitaria)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학위증은 이미 전세계 수많은 대학생과 졸업생, 교수들이 수여받고 있습니다. 이 학위는 유럽 대학 연맹과 유럽 연합 의회 그리고 스페인 교육부가 정식으로 인가한 학위로 끄리덴시알 유니베르시따리아를 가지고 충실하게 까미노 데 산띠아고를 마친 순례자라면 산띠아고 꼼뽀스텔라의 문화, 역사, 예술, 건축 등의 수업을 이수한 것으로 간주하여 수여되는 학위 증서입니다. 동시에 대학 학위와 함께 입사 지원서 혹은 개인 프로필에 첨부될 수 있으며 이미 미국과 유럽의 많은 기업체들은 이 학위를 정식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증서 외에도 산띠아고 데 꼼뽀스텔라의 순례자 사무실에서 받게되는 꼼뽀스텔라 만큼이나 특수한 의미를 가진 꼼뽀스텔라가 있습니다. 두 개 모두 산띠아고 가는 길의 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핀다 루따 사꼬비아(Fin da Rita Xacobea)로 온전히 도보로 산띠아고에서 무시아와 피스떼라를 완주한 순례자에게 수여하는 증명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