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인의 탄생과 할례

유다인은 누구일까요? 유다인으로 정의하는 규정과 남아들이 태어나면 유다인으로서 받게 되는 할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1. 유다인은 누구인가?

역사적으로 유다인(또는 유대인)을 정의하는 데는 “할라하(Halacha, 유대법)”에 의해 모계 혈통을 따르거나, 유대법에 의해 개종한 사람을 일컫습니다. 즉 어머니가 유다인이면 유다인이 되며, 부모가 아니더라도 유대교로 개종하는 정식 절차를 밟은 사람도 유다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유다인 단체에서 이런 일반적인 규정에 동의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특정인이 유다인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이 종종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논쟁의 보통 주제는 두 가지 범주 중 하나에 속합니다. 

첫째, 전통적 단체들(traditional movements)은 아버지가 누구이던 간에 어머니가 유다인이면 유다인으로 간주합니다. 반면에 진보적인 단체들은(liberal movements)은 부모 중 한쪽이 유다인이면서 아이가 유대교로 자라왔다면 유다인으로 봅니다. 따라서 유다인 아버지와 그리스도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유다인(유대교)으로 자라났다면, 그 아이는 개혁파(Reform movement)에서는 유다인으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정통파(Orthodox movement)에서는 유다인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둘째, 조금 더 전통적인 단체들(traditional movements)은 진보적 단체들(liberal movements)에 의한 개종을 늘 인정하지 않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정통파 사람들은 보수주의나 개혁주의, 그리고 현대적 라삐들이 실행한 개종을 인정하지 않으며, 보수주의에서는 개혁주의 라삐들의 개종 권한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 논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사는 이웃 동네에 한국인 한 자매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나라에 유학을 갔다가 현재 유다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된 것입니다. 그녀는 가톨릭 신자라서 본명도 있었지만, 유다교로 개종을 해야 했지요. 예쉬바라는 종교학교에 나가 유대교에 관한 교육을 받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 라삐의 승인을 얻어 유다인이 된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녀가 유다인이 아니면 자동으로 그녀의 자녀도 유다인이 되지 않아, 유다인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종교심이 없어도, 유다교인이 되고 싶지 않아도 전통적인 불이익(?)을 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한 예로, 이스라엘에 유학을 오거나 방문했다가 유다교에 이끌려 회당에 다니다가, 언어와 율법 등등 개종에 필요한 절차를 통해 유대교로 개종하는 성인 남자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혈통상으로 유다인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지만 유다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유다인을 구분하는 방법은 이미 정의되어 있습니다. 모계 혈통으로 유다인의 피를 물려 받았거나, 개종을 통해 유다인이 되는 경우 입니다. 그러나 그 정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여러 단체에서 인정하지 않거나 아직도 논쟁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천 년 동안 디아스포라가 되어 세계를 떠돌아 다녔던 유다인들을 생각하면, 설사 유다인에 대한 정의가 확립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논쟁거리가 될 만한 요소가 다분히 많다고 봅니다.

2. 유다인의 할례

1) 할례의 의미

유다인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구약에서도 아이의 탄생에 필요한 것은 부부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도 중요한 일을 하신다고 봅니다. 하느님의 뜻으로 태어난 아이는 8일째 되는 날 할례를 받게 되었는데, 할례의 정의는 창세기 17장 말씀에 따라 하느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맺은 영원한 계약의 징표 입니다. 히브리인 아기에게는 반드시 베풀어야 하는 의무이지요. 오늘날에도 유다인들은 이 의식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집이나 회관, 또는 회당, 아니면 종종 병원에서도 이루어집니다. 할례 의식은 주례자가 아이에게 할례를 베풀고 축복 기도문을 낭독하는 데, 가톨릭에서와 같이 아이의 대부도 지명이 됩니다. 

사실 할례라는 행위 자체는 이스라엘에서만 했던 의식은 아니었습니다. 학자들 간에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고고학에 따르면, 보통 시리아를 비롯한 고대 근동 북서쪽 지역에서 행해지던 것이 이집트까지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고대 근동 지역 여러 곳에서도 이와 같은 의식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할례가 ‘하느님과의 계약의 징표’가 되면서 할례는 히브리인들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증표’로써 그 독창성과 독자성을 얻게 됩니다.

2) 할례의 유래

혹은 할례가 혼인과도 관계가 있는 의식이라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아브라함이 하느님과 영원한 계약을 맺고 할례의 의무를 부여받고, 할례를 치른 후 사라가 늦은 나이에 이사악을 잉태한  사실과 탈출기 4,24-26에 기록된 말씀에 근거를 둘 수 있습니다. 탈출기 4, 24-26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돌아가는 길에 일어나는 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성경에서 가장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살펴보면, “모세(그)가 길을 가다가 어떤 곳에서 밤을 지내는데, 주님께서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죽이려 하셨다. 그러자 치포라가 날카로운 차돌을 가져다 제 아들의 포피를 자르고서는, 모세의 발에 대고 “나에게 당신은 피의 신랑입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분께서 그를 놓아주셨다. 그때 치포라는 할례를 두고 ‘피의 신랑’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 단락의 수수께끼 실마리는 바로 앞 구절이 23절에서 나오는데 모세가 부여받은 임무인 이집트 탈출의 단계에서 하느님께서 맏아들을 죽이겠다는 부분이 언급 됩니다. 모세의 아들은 당시 이집트인이었던 모세와 미디안 여자였던 치포라,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히브리인의 징표인 할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형벌이 이집트인의 맏아들에게 내릴 때 모세의 아들 또한 거기서 피해갈 길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이 위험한 상황에서 모세의 아들을 미리 구하시기 위해 치포라로 하여금 아들을 급하게 할례를 베풀도록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요. 그만큼 할례는 히브리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증표의 역할을 했습니다. 

할례는 히브리인들이 하느님과의 계약에 충실해 태어나면서부터 그 율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겠다는 다짐을 의미합니다. 이를 소홀히 여기는것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지 않겠다는것을 뜻하는 것인데요. 그러므로 할례 자체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창세기 17장에서 계약을 맺음과 동시에 할례의 의무를 부여 받고 아브라함과 사라의 이름이 새롭게 바뀌는 것을 볼 때도 이 의식이 하느님 백성의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할례: (히)브리트밀라, (영)Circumcision 

남자의 생식기 표피를 잘라 버리는셈 족의 의식입니다. 할례의 목적은 첫째는 위생적인 목적, 둘째는 성 생활 준비, 셋째는 히브리인이라는 징표, 넷째는 생식기를 바치는 예식, 다섯째는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표시로 하였던 의식 입니다. 히브리인들은 처음에 사춘기에 접어든 후에 할례를 했다가 후대에 태어난 후 8일 만에 할례를 하도록 했습니다(레위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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