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축제 중 주간절은 봄에서 건기가 시작되는 즈음에 지키는 명절입니다. 주간절의 유래와 의미, 어떻게 지키는지와 그리스도교와 주간절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이스라엘에서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는 5월 말에서 6월 초 즉 샤브옷 (추수절)을 즈음입니다. 봄날의 화사하고 화려했던 들꽃과 풀들은 함씬이라는 모래를 동반한 뜨거운 바람이 몇 차례 불어오고 나면 시들어 누렇게 건초로 변하고 맙니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고 더워집니다.
1. 유다인의 주간절 유래와 의미
유다인들의 샤브옷(추수절, 주간절)은 구약시대로부터 이집트 탈출과 연관된 세 명절인 과월절, 초막절과 함께 중요하게 지켜졌던 축제들의 하나인데요. 샤브옷(shavuot)의 뜻이 “주간들(weeks)”인 것처럼 이 축제는 주간절(the Festival of Weeks, 레위 23, 15-22)로 불리거나 또는 하그 하 비쿠림(Chag ha-Bikkurim, 첫 열매를 바치는 축일), 그리고 하그 하카찌르(Chag ha-Katzir, 추수 축제)로 불리기도 합니다. 성경은 샤브옷이 지켜져야 할 정확한 날짜를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과월절 안식일로부터 50일이 지난주에 지킬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레위 23, 15). 그래서 샤브옷은 유다력으로 시반월 (Sivan) 6-7일에 지켜집니다. 과월절이 보리와 이른 밀 추수를 한 후에 지켜지는 명절인 반면에, 이 샤브옷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감, 열매가 익어감, 그리고 본격적으로 밀을 추수함을 기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약은 오직 주간절만이 농경사회의 배경에서 지켜지는 축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 가족이 첫 열매 (Bikkurim)를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져와 이삭을 흔들어 바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유다인의 여러 축일들이 하나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주간절도 추수함, 그리고 여름의 시작과 함께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특히 이 날에 모세가 토라를 받은 날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특히 예수님의 시대였던 제2 성전 시대에 이 축일은 시나이 산에서 토라를 받음을 기념하도록 공적으로 선포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2천 년 동안 디아스포라를 형성하면서 살아오는 동안 어디에 살고 있든지 유다인들은 성전의 멸망과 함께 이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샤브옷은 ‘즈만 마탄 토라테에이누 (the Time of giving of our Torah)’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날을 상징하는 의미로 ‘계시 (revelation),’ ‘수용, 환영 (reception),’ 그리고 ‘책임 (commitment)’라는 단어로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2. 주간절 풍경
주간절이 시작되는 저녁에 유다인들은 안식일이나 다른 축일들에 하는 것처럼 우선 집에 촛불을 밝힙니다. 그리고 만찬을 하고 회당의 전례에 참석을 합니다. 회당 전례에서는 룻기를 읽고, 그에 따른 기도와 시들을 음송한다. 룻기의 주인공인 룻이 이방 여인으로서 유다인들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여지고, 다윗 왕의 할아버지인 오벳을 낳았는데요. 유다이즘과 토라에 헌신을 했으므로 수용이란 차원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토라를 받음과 같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주간절 첫째 날 저녁에 유다 종교인들은 마음을 정결히 하고, 회당에 모여 밤을 지새우며 토라나 예언서 그리고 미쉬나와 조하르 같은 영적 독서를 하거나 토론, 묵상 그리고 공부를 합니다. 왜냐하면 모세가 토라를 받았으므로 거룩한 토라를 다시 받기 위해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는 신비주의자들의 주장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 밤을 ‘티큰 레일 샤브옷 (Repair on the night of Shavuot),’ 부르기도 합니다.

각 축일마다 그 축일을 상징하는 특별한 음식을 먹는데요. 샤브옷에는 각종 채소와 열매로 만든 음식들을 먹습니다. 아마도 추수를 끝낸 열매로 음식을 먹으며 한 해 동안 풍작을 할 수 있도록 비와 태양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농경 사회의 문화적 배경 때문일 겁니다. 특히 농업에 주로 종사하는 이스라엘의 각 키부츠와 모샤브에서는 더 의미있는 명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주간절과 그리스도교
바로 이 날에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님을 보내주신 것이지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40일간 제자들에게 여러 번 나타나시어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사도 1, 5). 그리고 승천하시며 이스라엘의 회복의 시기가 지금이냐고 묻는 제자들에게 “….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라고 대답하십니다. 과연 예수님의 약속대로 오순절이 되었을 때 한 자리에 모여 기도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불 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 1-4).’

하느님께 바치기 위해 바구니에 한 가득 과일이나 곡식, 가장 좋은 첫 곡식으로 만든 빵 두 덩이를 안고 세계 각 곳에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모여든 유다인들과 그 가족들이 목격했을 장면을 상상해 보면 절로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저들은 모두 갈릴레아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지방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인가?…. 우리가 저들이 하느님의 위업을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언어로 듣고 있지 않은가?” 라며 놀랐습니다.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를 듣고 회심하고 개종한 사람이 3천 명이나 되었다는 것을 보면 그날에 성령님께서 하신 위대한 일을 상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모세가 토라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수해 주어 조상들의 전통에 집착하며 살고 있었던 그들에게 그날 새로운 영을 부어 주시어 영의 눈을 뜨게 하신 오순절의 사건이야 말로 새로운 그리스도교 역사의 장을 열게 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