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축제들 중에서 7월 말, 또는 8월 초에 기념하는 성전 파괴일이 있습니다. 이날에 유다인들은 단식과 슬픔으로 성전이 무너진 것을 슬퍼합니다. 그리고 나팔 축일은 유다인들의 새해입니다. 성전 파괴일과 나팔 축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글의 순서
1. 성전 파괴일(Tisha B’Ave)
매년 7월 말이나 8월 초가 되면 유다인들이 기념하는 성전 파괴일이 됩니다. 현재 예루살렘 성전산 주위에는 제2차 성전을 둘러싸고 있었던 서쪽 벽(현재는 통곡의 벽이라 부름)외에는 성전 유적이 많이 남아 있지 않는데요. 성전이 파괴된 날은 유다력으로 아브월 9일인데요. 태양력으로는 대략 7월 정도가 됩니다. 서기 70년에 로마의 티투스 장군이 성전을 무너뜨린 이후로 그날이 되면 많은 유다인들이 단식을 하고 수염을 깎지 않으며 성전이 파괴된 것을 슬퍼해 왔습니다. 1천여 년 동안 유다인들의 가슴에 새겨져 있었던 예루살렘과 예루살렘을 상징하는 성전이 무너졌을 때, 그들은 분명히 그에 알맞는 종교적인 이유를 찾으려고 했을 겁니다. 우리에게 재난이 닥칠 때, 우리가 우리의 죄를 돌아보면서 그 이유를 찾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라삐들은 형제들간의 이유 없는 증오와 미움이 성전 파괴를 초래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로마군에 의한 성전 파괴와 멸망)
한 신문 기사는 성전 파괴일을 기념하면서 이와 같은 글을 썼습니다. “만약 당시 유다인들이 조금만 덜 광신적이었더라도 성전은 무너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평가가 친-로마적이었던 역사학자 요세푸스나 유다인 항거에 반대했었던 탈무드에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사실 로마인들을 성나게 하지 않았더라도 그들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신문 나름대로 성전 파괴에 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다만 종교적인 이유를 드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정치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는 것이죠.
사실 그리스도교인들에게는 상당히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올리브산 중턱에서 타락해 가는 예루살렘을 바라 보시면서, 멸망을 예고하신대로 서기 70년에 이 예언이 성취된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교에서는 성전 파괴일이 돌아올 때마다 성전 파괴에 대한 해석과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2천여 년 동안 애도의 단식을 하고, 유구하고 끈질긴 그들의 역사를 돌아 봅니다. 이는 그들이 그리스도교인과는 또 다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유다 종교인들에게 있어서, 대속죄일 만큼이나 슬퍼하면서 단식을 하는 날이 있다면 바로 성전이 파괴된 것을 기념하는 ‘티뱌베아브’일 것입니다. 히브리달력으로 다섯 번째 달인 아브월 9일’은 태양력으로 하면 7월 말에서 8월 초, 즉 계절상으로 가장 더운 한여름에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이날에 공교롭게도 성경 역사 안에서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고 봅니다.
유다인 전통에서 티샤 베 아브에 다음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봅니다.
1. 기원전 1300년 경에 카데스바르네아에서 12명의 정탐꾼이 40일의 가나안 땅을 관찰하고 돌아와 보고했다고 합니다. 여호수와와 칼렙 외의 10명의 정탐꾼들은 가나안 땅이 풍요롭기는 하지만 그곳의 백성들은 힘세고, 거창한 성채로 되어 있고, 더군다나 아낙의 후손도 보았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밤새도록 통곡하며 불평을 한 날로 보고 있습니다.
2. 기원전 586년 바빌론이 네브카드 네자르가 침공해 유다 왕국과 솔로몬의 성전(제1차 성전)을 파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왕족, 지도층들은 포로가 되어 바빌론으로 끌려갔습니다.
3. 기원후 70년에 로마 티투스 장군에 의해 제2차 성전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4. 기원후 132년부터 바르 코크바를 중심으로 유다인들은 제3차 성전을 지어 줄 것을 요구하며 로마와 전쟁을 치뤘지만, 135년에 베타르 요새가 함락되면서 이 항쟁은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그리고 유다인들은 유대아 땅에서 완전히 추방당하고, 예루살렘은 알리야 카피톨리나로 이름이 바뀌고, 유대아 땅은 팔레스티나로 바뀌었습니다.
5. 서기 1096년 제1차 십자군 원정이 바로 티샤베아브일에 있었다고 전합니다.
6. 서기 1492년 스페인에 살고 있던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이 추방을 당한 날이었습니다.
7. 서기 1648년 폴란드에서 유다인이 학살이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8. 서기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바로 이 날에 일어 났었습니다.
9. 서기 1935년 히틀러가 600만 유다인 학살한 뉘른베르크법을 이 날에 선포했습니다.
10. 서기 1942년 나치는 바르샤바 케토에서 30만명 유다인들을 몰살하기 위해 강제 수용소로 대량 수송했습니다.
11. 서기 2006년 레바논과 이스라엘 전쟁이 바로 이날에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티샤 베 아브에 성전 파괴 및 학살, 포로 및 추방 등과 관련된 유다인들에게 매우 치욕적이고 가슴 아픈 사건들이 여러차례 반복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이 날에 유다인들은 하루 종일 예레미야 애가서와 예레미야 일부의 말씀을 읽고, 수염을 깎지 않으며, 하루 종일 단식과 회개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기쁘거나 축제를 즐길만한 일들을 하지 않고 슬픔의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유다인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제2차 성전이 파괴되었을 때라고 볼 수 있는데요. 거의 600여년 동안 유다인들의 가슴에 품어져 있던 예루살렘과 예루살렘을 상징하는 성전이 무너졌을 때, 그들은 그 이유를 종교적인 면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결국 라삐들은 형제들간의 증오심 때문에 성전이 파괴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 예언의 성취로 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방문하셨을 때, “저 성전 돌 위에 돌 하나 남아있지 않고 모두 무너지리라”라고 예언하셨던 말씀이 성취된 것입니다.
2. 유다인의 새해(나팔 축일/Rosh Ha-Shanah)
9월 중순, 이틀 동안 이스라엘에서 나팔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유다인의 새해가 시작된 것으로, 그들의 송구영신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전통적으로 유다인들은 새해가 시작되면 사과에 꿀을 찍어 먹으면서 이번 해에도 달콤하고 복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서로에게 “샤나 토바 (שנה טובה!, 좋은 새해가 되세요!)” 라고 축복해 줍니다. 새해 아침에는 회당에 모여 시편 47편을 낭송하고, 쇼파르(שופר, 나팔)을 불어 새해가 된 것을 만방에 선포합니다.

오늘날에는 히브리어로 설날을 “로쉬 하 샤나 (ראש השנה, 새해 초, 정초)”라고 부르는데요. 성경에서는 “칠월 초하루(레위 23, 23-25)”, “나팔 축일(민수 29, 1)”로 일컬어집니다. 원래 “로쉬 하 샤나”라는 이름은 성경에 단 한번 등장하는데, 에제키엘서 40장 1절에 “연초”로만 언급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스라엘 현인들(히: 하잘 חז”ל, 탈무드 토론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이 일곱 번째 달인 티쉬레이 월 초에 행해졌던 성경 축제인 “나팔 축일”에 “로쉬 하 샤나”라고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유대 전통에서는, 로쉬 하 샤나를 “심판의 날”, “기억의 날”로 보는데, 이 날 하느님께서 왕좌에 앉으시어 모든 인간의 행위를 적고 있는 책을 검열하고 그에 걸맞은 심판을 받는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이 서로에게 새해에 대한 축복을 빌어 줄 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חתימה טובה!)”라고 덧붙이는 이유도 바로 이 심판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 좋은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원입니다. 유다인들은 이 축일에 주로 달콤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흔히 먹는 음식 중 하나는 사과를 꿀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이는 사과와 꿀처럼 달콤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거죠. 또는 한 해가 시작된다는 의미로 생선의 머리를 먹기도 합니다.

새해 첫날 오후에는 근처 물이 흐르는 곳에 모여 기도를 바치며 죄를 던지는 행사를 행하고, 실제로 빵 조각이나 자갈을 던져 죄를 몸에서 던져 내는 모습을 실제로 시연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새해 축제를 즐기는 것은 이스라엘 뿐 아니라 전 고대 근동에서 중요한 종교 행사였고, 고대 근동에서는 이 새해 축제가 어떻게 치러 지느냐에 따라 그 해가 풍년이나 흉년이냐를 결정짓는다고 믿었습니다. 성경에서도 이 축제는 특별한 것으로 간주되어, 다른 달이 시작하는 때와는 구분되었습니다. 나팔 축제가 있는 일곱 번째 달인 티쉬레이 1일은 “거룩한 성회”가 있으며, 생업으로 하는 일은 모두 금지되었으며 (민수 29, 1), 성전에서는 특별한 제사가 바쳐졌습니다. 이렇듯 일곱 번째 달에 새해가 시작된다고 본 것은 농업/경제적 이유로, 씨를 뿌리고 곡식이 익기를 기다려 추수를 할 때까지의 농경 달력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