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인의 과월절은 그리스도교의 부활 축일과 맞물려 있는 축제입니다. 봄의 축제이며, 탄생과 재탄생, 그리고 노예 생활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유다인들이 과월절을 어떻게 준비하고 지키며, 그리스도교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글의 순서
이스라엘에서 살면 살수록 느껴지는 것 중의 하나는 유다 민족의 삶은 축제로 시작해서 축제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매주 안식일을 비롯하여 성서에 기록된 말씀(레위기 23장 등)을 토대로 하여 명절을 지키다 보면 한 해의 사이클이 지나간다고 볼 수 있는데요. 어쩌면 보이지 하느님께서 인간과의 만남의 장을 열어 당신의 현존을 나타내시고, 축제를 통해 인간과 사랑의 관계를 지속해가는 것일 겁니다. 이들 축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성대하게 지켜지는 명절이 바로 과월절입니다.
1. 과월절 유래와 특징
과월절은 유다력으로는 니산(Nisan, 보통 4월)월 15번째 날로 시작하여 7일 동안 지켜집니다. 표면적으로 사람들은 과월절에 히브리인들이 이집트 노예상태에서 구원받은 것을 축하합니다. 그러나 이면 깊은 곳에는 심오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요. 과월절의 시기는 항상 춘분 후 맨 처음 맞는 보름이기도 합니다. 이때는 완연한 봄으로 들어서는 시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과월절이 봄의 축제이며 탄생과 재탄생, 노예 생활에서 자유로의 여정, 자신과 공동체와 세계에 대한 책임을 떠맡는 축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를 유다 민족의 “출생 증명서”이며 “독립선언”을 축하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유다 민족은 과월절을 네 가지의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데, 각각 독특한 측면을 강조하여 지적하고 있는데요. 가장 흔히 쓰이는 히브리어 이름은 ‘페삭 (Pesach)’으로 보통 “넘어가다” 혹은 “건너뛰다”로 해석되는 데, 이는 이집트에서 죽음의 천사가 유다인 가정을 넘어갔다고 해서 생긴 이름입니다 (이집트의 장자의 죽음은 열 번째 재앙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파라오로 하여금 히브리인들을 노예상태에서 놓아줄 것을 확신하게 했습니다). 페삭은 또한 파스칼(Paschal)의 어원으로, 과월절이나 그리스도교인들의 부활절에 있어서 양의 이미지를 암시합니다. 과월절의 다른 세 가지 이름은 하그 하-맛쫏 (Chag Ha-matzot, 무교병 축제), 즈만 헤룻테이누 (Z’man Cheiruteinu, 해방의 시간), 그리고 하그 하-아비브(Chag Ha-aviv, 봄의 축제)들입니다.
2. 과월절을 지키기 위한 규정들
과월절을 지키는 데 있어서 유다인이 제일 주의해야 할 점은 음식에 관한 규정을 지키는 것입니다. 과월절 세데르가 진행되는 의식이 음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이 기간에 두 가지 음식 규정만은 반드시 지키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첫째 날 밤 (혹은 처음 이틀 동안)에 세데르의 한 부분으로서 마짜 (무교병, 즉 발효되지 않은 과자나 빵)을 먹어야 하며, 두 번째는 전통에 의해 과월절 주간 내내 유교병(누룩이 들어가 음식)을 결코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탈무드는 밀, 보리, 호밀, 스펠트밀, 귀리로 만든 어떤 음식에도 효모가 들어 있는 것은 먹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곡물들 가운데 발효된 음식을 하메쯔(Chametz)라고 부릅니다. 하메쯔는 자아(ego)를 상징하는 데, 유다이즘은 굳건한 개인의 자아정체감을 갖도록 격려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전통은, 만일 그것이 너무 오래도록 자라고 부풀게 되면 자아가 자신을 오만하고 죄 많고 주변에 불편한 존재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경고를 합니다. 이에 따른 예방책이 바로 발효되거나 부풀어 오르지 않은 빵인 마짜인 것입니다. 그래서 일 년에 한 번, 유다인들이 자신에게서 바람을 빼고 몸과 마음을 “자신을 과대칭찬”하는 것을 제거하고, 자신이 가장 천한 노예보다 하등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는 한 주간이 바로 과월절인 것입니다.

어찌 됐든 유다인들은 이 기간 동안 하메쯔를 결코 먹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접촉하거나, 가지고 있거나, 그것을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챙겨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유다인들은 니산월 첫째 날부터 시작하여 하메쯔로 간주될 수 있는 것들은 어떤 것이라도 깨끗이 청소해 없애버립니다. 과월절이 시작되기 바로 전날 밤에는 마지막으로 하메쯔를 찾아 이곳저곳을 뒤지는 전통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음식물뿐 아니라 하메쯔를 함유하고 있거나 하메쯔로부터 추출된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모든 화장품, 잉크, 접착제, 그리고 약품까지도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때쯤 되면 각 지역의 정보지나 신문에는 청소 아르바이트생들을 구하느라 분주합니다. 왜냐하면 과월절 준비를 위하여 청소하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시간이 될 때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었는데, 이 기간에 하는 일이란 부엌의 온 살림살이를 들춰내어 발효식품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냉장고를 분해해 이쑤시개를 이용해 누룩이 들었던 음식 찌꺼기를 파내어 제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다이즘은 서구 사회에 많은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일신교, 성문법, 사회도덕 체계, 그리고 봄맞이 대청소에 이르기까지…등등.

(과월절 세데르를 위한 음식들)
과월절의 최대의 절정은 무엇보다도 ‘과월절 세데르’라 할 것입니다. 세데르는 히브리어로 “질서/순서/정돈”을 의미하는 데, 과월절 저녁 식탁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15단계의 의식을 의미합니다. 이 세데르는 의식에 필요한 기도와 축복, 이야기들이 올바른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는 지침서인 “하가다(Haggadah)”에 기초를 하고 있습니다. ‘하가다‘의 의미는 “이야기하기”로, 세데르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의 하나인 이집트에서의 탈출 이야기를 낭송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세데르 식탁에서 필요한 음식들은 각각은 나름대로 목적을 가지고 특정한 위치나 혹은 특정한 세데르 접시에 담겨지게 됩니다. 세데르 접시는 보통 식탁마다 하나씩 놓이게 되는 데, 그 안에는 세데르 동안 이야기하게 될 여섯 가지의 내용물이 담겨 있습니다 : 구운 양의 정강이 뼈(이집트에서 도망치던 날 밤에 희생 제물로 올린 양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함), 카르파스 (푸른 채소, 특히 봄 채소로써 몸의 신선함, 싱싱함을 상징), 마로르 (쓴 나물, 서양 고추냉이를 사용함, 이집트에서의 쓴 노예 생활을 상징하고 또한 자신만의 고약한 습관이나 중독-술 혹은 낭비벽-을 성찰하게 함), 하로셋 (잼의 일종- 사과, 견과류, 와인, 그리고 계피를 섞어 만든 달콤한 셀러드로 히브리 노예들이 벽돌을 만들 때 사용했던 회반죽을 상징), 하제렛 (두 번째 쓴 나물-마로르와 비슷함, 주로 양상추나 당근 이파리를 사용함), 그리고 달걀 (구운 달걀, 이는 봄이나 부활/ 소생을 표시하는 상징임)입니다. 이외에 소금물노예 상태의 눈물과 땀을 상징)과 마짜 (세 조각의 마짜 (무교병), 전형적으로 천으로 덮여 있음)와 와인 (전통적으로 네 잔의 와인은 성서에 나오는 구원에 대한 네 번의 약속을 상징하며, 식탁을 차릴 때 각 사람 수대로 와인 잔을 차린 것 외에 엘리야의 잔이라 불리는 하나의 잔이 더 필요한데..이들은 그것을 메시야의 잔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이 세데르 식탁에 포함됩니다.
식탁이 차려지고, 음식이 준비되면 하가다를 나누워 줍니다. 리더가 진행을 맡고 하가다의 중요한 부분들을 읽습니다. 세데르의 15단계는 4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첫째는 일련의 준비 기도와 의식으로서 종종 15단계를 나열하고 있는 특별한 노래로 시작합니다. 두 번째는 가장 어린아이가 하가다에 적힌 네 가지 질문을 읽는데, 이 네 가지의 기본 주제는 “오늘 밤이 왜 다른 날 밤들과 다른가?”이며, 이에 대한 답변으로서 이집트 탈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세 번째는 저녁 식사를 하며, 넷째로 식후 기도와 노래를 끝을 맺습니다. 이 세데르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2-3시간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 아무런 준비 없이 참석한 이방 손님들에게는 마냥 무료하게 느껴지고, 결국에는 배가 고파 지칠 즈음에 식사가 시작되니 대부분 사람들이 과식을 하고 나서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까다로운 과월절 음식 규정과 복잡한 준비 절차를 생각할 때마다 투덜거리고, 명절이 지난 후에는 과월절 기간 동안 자신이 얼마나 과식했었던 가를 떠 올리며 또 한 번 투덜거린다고 합니다.
3. 그리스도교에서의 과월절 의미
우리 그리스도인들에 있어서 유다인의 이 과월절은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어린 양으로서 희생당하시고, 봄의 소생과 재생처럼 부활을 하셨던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입니다. 유다인들의 과월절 세데르를 참석하고 나서 항상 느끼게 되는 것은 예수님을 메시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직도 메시야를 기다리는 그들의 눈을 열어 달라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